붉은 석양빛이 미로 안쪽에서 일렁이며, 그들을 유혹하듯 드러났다. 바람은 거칠게 그녀석들 머리카락을 흩날리지 않게 했지만, 그들은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있나봐," 태민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휘몰아치는 바람 속으로 사라졌다. 불안과 호기심이 뒤엉켜 그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었지만, 멈출 수 없었다.
지연은 태민의 옆에서 입술을 깨물었다. "분명히 뭔가를 위해 우리가 세계에 던져진 거라는 기분이 들어." 그녀의 눈은 거울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형상들을 응시했다. 불안감 속에서도 그녀의 시선은 흔들림이 없었다.
"저 빛은 무슨 의미일까?" 현수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은 먼 거리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의 손은 자꾸만 떨렸다. 마치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한 경계태세를 본능이 취하고 있는 듯했다.
그들 앞에 놓인 것은 아직 알 수 없는 문이었다. 문은 서서히 벌어지며 그 반짝이는 공간을 드러냈다. 그 빛은 기존의 것들과는 다른 파장이었다. 그들은 한 걸음 걸음씩 천천히 접근해 갔다.
“뒤로 물러서 봐. 이건 우리가 알 수 있는 게 아니야.” 세훈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무서움 없이 외쳤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계산된 차분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무엇이 그들을 향해 오고 있는지 알아야 했다. 태민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들어 올렸다. 그는 그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먼지와 빛이 뒤섞인 공간에서 희미한 실루엣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본 적 있어?" 지연이 조급히 물었다. 그녀가 느끼는 불확실함이 잠시 무너지는 듯 했다.
태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나 그의 심장은 무언가를 예감하며 뛰고 있었다. 눈앞에 나타난 것은 모두가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 존재는 입술을 찢고 우리를 몇 차례 거울 속으로 지하세계로 인도했다.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현수가 손톱을 물어뜯으며 말했다. 긴장을 도저히 감추지 못하는 그의 손이 오히려 분노하듯이 그를 가르쳤다.
바로 그 순간, 쉭 소리를 내며 어둠 속에서 나타난 흐릿한 형체가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잡고 있었다.
"들려? 뭔가 말하는 것 같아." 지연이 조심스레 속삭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신기루 같은 경미한 파동을 타고 흘러갔다.
태민은 눈을 감아 집중했다. 자신의 안쪽에서 일렁이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 순간, 민감한 청각을 통해 아득한 속삭임이 그를 덮쳤다. 그 속삭임은 단순한 소리 이상의 것을 전하고 있었다.
"돌아갈 방법은 이 길을 지나야만 해." 태민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들 모두를 감싸며 희망을 비추는 듯했다. 하지만 그 또한 확신이 없는 작은 조각이었을 뿐.
그러자 맞은편에서 고요히 움직이는 빛의 분화구가 열렸다. 그리고 그 속으로 펼쳐지는 이상한 빛줄기가 그들을 지하세계의 또 다른 길로 인도하고 있었다.
그 순간, 태민의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는 굉음과 함께 동굴 벽이 흔들렸다. 무언가 그들 앞에서 벼락처럼 곧고 강하게 나타났다. 대립적인 선택지가 그들 앞을 막았다. 태민의 눈은 결의에 차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정말로 조심해야 해." 열정적인 중얼거림 속엔 태민의 의지가 뚜렷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그곳에 있었으므로 되돌아갈 수 없었다.
"우리는 다르게 기억될 거야." 세훈이 결심하듯이 중얼거리며 대답했다. 그의 얼굴에는 결의와 단호함이 함께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 예상치 못한 기묘한 빛무리가 그들 앞을 가로막았다. 모든 것이 예상을 벗어난 순간이었다. 태민은 그 순간과 마주해야 했다. 그들이 다음에 마주해야 할 도전은 여전히 미지로 남아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앞으로의 길이 험난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은 홈런을 결정짓는 거대한 계획의 일부가 될 운명이었다. 모든 것이 이제 맨손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들은 살아 남다른 균형점에 서 있었다.
조금이라도 풀이 죽을 시간은 없었다. 그들의 앞에 놓인 것은 전혀 새로운 상황이었다.
멘탈을 다잡으며 잡음 가득한 이 공간의 깊숙한 심장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상승하는 새로운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